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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웨일' "그 에세이는 너야. 너는 내 인생의 최고의 작품이야~"

케뿡예린 2023. 9. 5. 17:10

영화 '더웨일'
좋은영화라는 소문이 많아서 일부러 더 늦게 아껴서 나중에 보고 싶었었고, 보고나서 정리 하는것도 미루고 또 미루고 내 생각과 느낌들을 묵은지 처럼 푹~~삭히고 싶었던 영화다.

보는 내내 바다가 몹시 그리워졌었고, 몇번의 바다를 보고나서야 느낌을 정리하고 싶었던 연극같은 영화다. 그동안 파도치는 바다도, 햇살가득 머금은 바다도, 천둥치는 비가오는 바다도 보고 영화 '더 웨일'을 다시 만나본다.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큰 바다 동굴 속 은둔하는 고래를 닮은 272kg 한 남자. 게이 포르노를 보며 자위하며 신음을 쏟아낸다. 그 모습이 마치 어둡고 막막한 바다를 헤집고 다니는 외로움에 지친 고래의 울부짖음 같았다. 원했던건 당장의 쾌락이였겠지만 얻기에는 어려워보인다. 심장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잠재우기 위해 종이에 적힌 문장을 읽는다. '모비딕' 에 관한 감상을 늘어놓은 이 글로 사랑하는 딸과 또 세상과 소통하고 이해하고 싶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글은 영화 뒷부분에 설명이 자세하게 나오는데 '모비딕' 책을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한번 더 영화를 보게했던 장면이다.

‘더 웨일’은 러닝 타임의 대부분이 연극처럼 찰리의 방에서 이뤄진다. 보는내내 찰리의 방이 마치 바다와 같다는 느낌이 계속들었다. 깊숙이 들어가야만 만날 수 있고 볼 수있는 찰리만의 바다. 철저히 외부와 차단된 삶을 살아가며 온라인 대학 강의를 하면서도, 카메라가 고장났다는 거짓말을 하며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 힘듦속에서도 찰리의 위트와 웃음이 더 많이 내 기억속에 자리 잡는다. 그래서 더 아팠던걸까? 마음이... 까맣게 처리된 온라인 강의 속 얼굴! 코로나로 인한 현시대의 설명과 찰리의 삶을 보여준다.

찰리는 트라우마와 죄책감 때문에 폭식 장애를 겪게 되었고, 그 결과 이젠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다. 그래서 집에 갇히게 되었고, 소파와 한 몸처럼 붙어살아가며 서서히 죽어간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어려움과 역경도 이겨낼 수있다. 영화의 마지막 딸 엘리의 삶을 챙기면서 큰 고래 찰리는 처음으로 집 밖인 진짜 바다로 나간다. 인생에서 우리는 순간, 찰나를 기억하며 힘을 내기도한다. 가족과 함께했던 그 순간이 찰리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고픈 순간이였으리라~

"그 에세이는 너야. 너는 내 인생의 최고의 작품이야~"딸을 생각하며 딸이쓴 모비딕 에세이를 외우던 그 눈빛은 내 연기 인생의 반짝이는 빛으로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책 모비딕중에서....
[고독한 삶 뒤에 고독한 죽음이여 이제 나는 가장 큰 고통 속에서 가장 큰 위대함을 느끼는도다. 모든 것을 파괴할뿐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이제 네게 돌진해 끝까지 너와 맞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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