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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톤체홉 '벚꽃동산' 피르스역분석

케뿡예린 2022. 6. 27. 08:51

🌸2022년 7월27일(수),28일(목)
'벚꽃동산' 부산공연을 위한 연습시작.

피르스역의 김재건 선생님.
존경하는 선생님과 함께 연습하고
같은 무대에 설 수있는것만으로도
'벚꽃동산' 은 나에겐 의미있고 오래도록 기억하고싶은 작품이다.

3.벚꽃동산 분석
🌸피르스
극중 현이 끊어지는 뜻한 소리가 들려온다. 하인 피르스는 농노 해방령이 나오기 전에도 이런 소리를 들었다고한다. 피르스는 농노해방이 있고 나서도, 자유를 찾지 않고, 가예프 옆에 남아서 자신의 의무를 끝까지 지키고 있는 인물이다.
극 안에는 이들뿐만 아닌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각각의 캐릭터가 정확하고 사연도 다양하게 나타나고있다. 체호프의 희곡에 특징중 하나이기도 하다. 극안에는 어떤 인물에게도 비중이 치우쳐져 있지 않고 각각의 색깔이 짙게 드러나있다.

86세의 하인 피르스가 귀먹고 노쇠한 가운데서 보여주는 충성과 모두가 떠난 자물쇠가 잠긴 집에 혼자 남은 쓸쓸한 모습도 그러하다. 귀먹고 노쇠한 가운데서 보여주는 충성과 농노시절의 회상 끝에 모두가 떠난 자물쇠가 잠긴 집에 혼자 쓸쓸한 모습에서도 그러하다. 체홉은 이 작품에서 희극적인 요소와 비극적인 요소를 혼합하여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어떤 주의나 사상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자신의 인생관이 담긴 따뜻한 눈으로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운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오늘날에도 생생한 감동을 우리에게 안겨주는 것이다.

모두 떠나고 텅 빈 벚꽃동산의 영지에 늙은 피르스가 왜소한 모양으로 나타난다. 그는 병들었다. 그리고 “날 잊은게로구나...” 라는
너무도 실존적인 대사를 던진다. 그리고 의자에 눕는 피르스. 잊혀진 그는 죽어간다. 체홉작품의 매력은, 감춰진 서브 텍스트에 있다. 밤하늘에 별빛처럼 반짝인다. 하지만 계속 바라보고 찾는이에게만 그 빛이 보인다.


🌸천상병 시인의 소풍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어령선생님의
"삶과 죽음은 손바닥과 손등"

“죽음이라는 게 거창한 것 같지? 아니야. 내가 신나게 글 쓰고 있는데, 신나게 애들이랑 놀고 있는데 불쑥 부르는 소리를 듣는 거야.

‘그만 놀고 들어와 밥 먹어!’ 이쪽으로, 엄마의 세계로 건너오라는 명령이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중 한 대목이다. 이어령 선생님은 “엄마는 밥이고 품이고 생명”이라며 “죽음이 또 하나의 생명이다. 어머니 곁, 원래 있던 모태로의 귀환이다”라고 했다.

선생님에게 죽음은 구체적이었고 가까이 있었다. 고향 보리밭에서 혼자 굴렁쇠를 굴리던 여섯 살에 그 죽음을 깨닫고 눈물 흘렸다 했다.
암 선고를 전하며 죽음과 삶을 연결했다.
“과일 속에 씨가 있듯이, 생명 속에는 죽음도 함께 있다. 보라. 손바닥과 손등, 둘을 어떻게 떼놓겠나. 뒤집으면 손바닥이고, 뒤집으면 손등이다. 죽음이 없다면 어떻게 생명이 있겠나."

물론 선생님도 죽음은 본능적으로 두려워했다.《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선생님은 죽음을 ‘철창 나온 호랑이’에 비유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말을 인용했다. 죽음학자인 로스가 “타인의 죽음이 동물원 철창 속 호랑이라면 내 죽음은 철창을 나와 덤벼드는 호랑이”라 한 말이다.
이어령 선생님은 “전두엽으로 생각하는 죽음과 척추 신경으로 감각하는 죽음은
이토록 거리가 멀다”고 했다. 육체의 물기가 빠져나갈수록,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며 생생하게 죽음을 헤엄쳐 다녔다. 일상에서 느끼는 죽음의 불안, 그것은 ‘주머니에 깨진 유리 조각을 넣고 다니는 것과 같다’거나, 있던 곳으로의 귀가라는 점에서

‘죽음은 신나게 놀고 있는데 어머니가 ‘그만 놀고 들어오라’는 소리와 같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동물원 철창을 나온 호랑이가 내게 덤벼드는 기분’이라는 말로, 척추 신경으로 죄어오는 공포도 숨기지 않았다.

죽음을 대하는 두 분의 생각과 삶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아름다운날 소풍끝나는날' 아름다웠다고 말하려면 생의 바닥에 이르는 고통스러운 과정들을 통해 그 진정한 의미들을 생각해보고. 작품에서도 내 인생에서도 찾아보고 싶다.

                                             2022.06.26🌸
●참고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선한 인간이 이긴다는 것, 믿으라” 이어령, 넥스트
https://biz.chosun.com/notice/interstellar/2022/01/01/6NTPJJ7EORHQLOONBANIV6VD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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